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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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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창동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다. 이게 다 나의 철두철미하지 못한 일정관리 때문임을... 오늘 점심 때는 지난주 공연한 작품 <변신>에 대한 토론으로 두어시간을 보냈고 또 두어 시간은 희곡 창작을 위한 토론으로 보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아내와 함께 연극 공연을 보러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내가 체크를 못했던 일정이 3시간 후 지금 앉아 있는 이 극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크엔젤의 도시>. 연습이 잡혀 있었다. 뒤늦게 알게됐지만 어쩔 수 없다. 여러 인원이 움직이는 연극 연습이 우선이니.. 아내에겐 '쏘리'를 날렸다. 


류시원 작 '노스텔지어'


현재호 작 '자화상'



물방울 작가로 유명한 김창렬 작품.


3시간. 늘 바쁘게 사는 내겐 아주 긴 호흡일 수 있다. 금강미술관. 종종 들르는 단골 장소다. 이곳은 우영준 컬렉션이 주 전시 종목이다. 이 미술관을 설립한 한국야나세 우영준 회장은 상당한 작품을 소장한 것 같다. 이번 전시회는 열한 번째 소장품 전시로 '한국현대미술의 주역들'이란 제목이 붙었다.


주로 한국현대미술의 1, 2세대 작가들로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익숙한 이름의 작가들이 제법 보인다. 전시실에 걸려있는 설명문 일부를 발췌한다.


"한국에 서양미술이 유입된 1920년대 이래 90여 년간 발전을 거듭한 결과 지금의 한국미술이 세계현대미술사에 획을 그을 만한 거장들이 대거 배출되었다. 그 시초는 동경 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한 한국 최초의 여성화가인 나혜석과 동경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고희동, 이마동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미술은 유럽의 예술가들이 아시아를 방문할 때 전초기지로 삼았던 일본을 통해서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고장에서 태어난 이준, 이림, 문신, 전혁림, 이성자, 박생광, 김종영 등을 비롯하여 이중섭, 김관호, 김찬영, 이종우, 장발, 이병규, 공진형, 도상봉, 이인정, 오지호, 김환기, 유영국, 송해수, 박수근, 이봉상, 홍종명, 김흥수, 박영선, 장두건, 권옥연, 변종하, 박서보, 남관 등이 있고 동양화 분야에는 장우성, 박노수, 김기창, 이상범, 허백련, 김은호, 최우석, 노수현, 박승무 등이 한국현대미술의 1세대에 해당하는 거장들이다."


2층 전시실.


유 회장이 이러한 화백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긴 예전 소장품 전시 때 오늘 못 봤던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본 기억이 있다. 모네 같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의 작품까지.


오늘 전시된 작품 중에 이름이라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가들을 체크해봤다. 현재호, 김영태, 류시원, 이두식, 천호림, 변상봉, 강대진, 김창렬, 전혁림... 전시된 작품 중에 아는 이는 3분의 1도 안 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계속 작품을 접하면 자연히 아는 작가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작품을 보는 안목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이 <안목>이란 책에서 조선 후기 추사체를 평한 박규수를 얘기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은 통찰력을 가지고 서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쉬운 말로 치환하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안목의 핵심이다. 


작품 속의 스토리를 읽을 수 있는 안목을 지닐 수 있다면 미술관에서의 작품 감상 또한 더 즐거워지리라.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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